반려동물들/버치 Birch

유기견을 입양 후기, 유기견 입양 하면서 느낀 한국의 유기견 입양 문화 feat, 포인핸드, 국가동물보호정보센터, 지역유기동물보호소

먼산 2026. 2. 16. 20:32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해외 살다가 한국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하면서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에 조금 놀랜 부분도 많았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본다.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가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적어 본다.  

나의 반려 히스토리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중형 믹스견, 진도견 등의 중 대형견을 키웠다. 대학 시절엔 유기견을 구조해 입양 보낸 적도 있다. 그땐 유기동물보호센터가 없어 대학 게시판에 어린 강아지를 구조했는데 집에서 키울 사람이 없어 임시보호 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3개월 아기 강아지를 자취하는 원룸에서 데려와 먹이고 씻기고, 병원에서 기본 접종을 마친 후 앉아, 기다려 (15초 이상) 등의 기본 훈련을 시키니 유치가 빠지고 새 이빨이 나와 6개월령이 됐다. 내가 보여주는 강아지 영상을 보고 너무 좋아한 지인이 입양하고 싶다고 했다. 집에 한번 데려가서 하루 종일 놀다 보니 나보다 그 집 엄마를 더 잘 따랐다. ㅜㅜ 너무 보내기 싫었지만, 경제적으로 유복한 집이고, 어머니가 너무 좋은 분이셔서 눈물을 머금고 입양 보냈다. 지인이라 계속 연락이 닿아 어떻게 지내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토토는 고급사료에 사랑을 듬뿍 받고 럭셔리하게 13, 14살까지 살다가 강아지별로 떠났다. 

 

어렸을 때 개를 키워서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항상 꿈이었지만,

독립해서 직장 생활하고, 원룸, 아파트에 살고, 해외를 전전할 때 주거가 안정적이지 못해 반려견을 키운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시골로 내려와서 이제 반려견을 맞이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손쉽게 브리더에게서 사 올 수도 있었지만, 유기견 임시보호 경험 때문인지 좀 더 번거롭지만 유기견을 반려하기로 선택했다. 

 

이렇게 나의 반려 히스토리를 그럴싸하게 정해 놓는 게 좋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하고 싶다고 희망 의사를 밝히면 마치 개를 유기할 사람을 만난 듯 의심에 가득 찬 태도로 취조하듯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원하는 정답은 미리 정해져 있다. 이 정답의 요소가 들어가게 준비해야 한다. 역시 획일화의 나라 한국.. 이렇게 준비하지 않으면 마치 유기할 사람인 것처럼 무시하며 대우한다. 동물이 좋고, 돌볼만한 여유가 있으니 반려하려고 하지 왜 굳이 유기동물 센터에 전화해서 번거롭게 시간과 노력을 쓰겠나. 코웃음이 나왔다. 그만큼 한국에 수준 낮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몇몇 유기동물보호센터의 태도는 싸가지 없고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방어적이었다. 모두 시에서 정식 출범한 유기동물 센터였다.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곳에서 동물을 제대로 돌볼 수 나 있는지, 정부로부터 포획비, 지원비나 받으려는 신종 펫샵과 뭐가 다른가? 싶었다. 

1단계: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이름도 참 길다. 보호센터에 문의 전화 할 때마다 이 이름이 어찌나 생각이 안 나는지, 항상 버벅 거렸다. ㅋㅋ 그냥 동물보호정보시스템 이르고 하면 될 것을 "국가"라는 단어를 붙여서 어색하게 만든다. 한국은 연방국가도 아닌데 당연히 국가가 하지 그럼 주 단위로 하겠나? 한국어는 아직까지 너무 어렵다. 국가동물 보호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는 구조된 유기동물들을 [보호동물/입양대상동물]로 나누어 공개한다. 

 

 

 

국가동물보호정보호정보시스템 홈페이지 들어가기 ⬇️

https://www.animal.go.kr/front/index.do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www.animal.go.kr

 

보호동물

소유자에게 반환하기 위해 구조 후 일주일 동안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며 정보를 알려 주는 동물들이다. 공고 중인 동물을 잃어버린 소유자는 해당 동물보호센터에 연락해 찾아갈 수 있고, 다만, 「동물보호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에 따라 소유자에게 보호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 보호센터 보호동물➔ '보호종료 동물'을 클릭하면, 상당히 많은 동물들이 주인에게 반환되는 걸 볼 수 있다. 생각보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일이 많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이외에도 교통사고를 당해 구조당한 동물들 중 상태가 안 좋으면 보호기간 중 사망하는 경우도 상당한데 이런 부분도 모두 기록되어 있다. 

 

 

입양대상 동물

공고 기간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살아 있는 동물들은 입양대상 동물이 되며 [입양대상 동물] 탭에서 볼 수 있다. 

첫 화면에서 "입양대상동물"을 클릭하면 보호기간이 지나 입양자들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볼 수 있다.!

 

 

 

2단계: 포인핸드 

포인핸드에서도 보호/입양 대상 동물을 볼 수 있다. 장점은 보호소 별로 한눈에 볼 수 있고, 입양된 아이들의 업데이트가 훨씬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한 포인핸드와 입양과정 협약을 맺은 곳은 입양 추천 동물이라는 입양광고를 할 수 있다. 상당히 마케팅적인 요소가 가미된 입양 추천 양식을 만든다. 개에 대한 정보보다는 얼마나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이느냐에 집중되어 있어 조금 아쉬웠다. 또한 포인핸드는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어져 있다. 개발자들에게 돈을 많이 주지 않았는지 모바일 앱 환경으로만 만들어져 있다. 입양신청은 모바일로만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데스크톱 형태로는 의미 없는 댓글만 달 수 있고 사실상 중요 기능인 입양 신청은 컴퓨터로는 전혀 할 수 없다. 포인핸드 입양신청 페이지의 UX도 손가락 움직임으로 너무 쉽게 이전으로 돌아가 상당히 불편했다.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입양신청서 질문들 

모바일 앱으로 입양신청서를 작성했다. 입양신청서인지 취조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질문이 많았는데 질문문장들이 상당히 불편했다. 개와 사람의 관계는 생각하지 않은 채 모든 질문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유기하지 않을 건가요?"라는 메시지만을 담고 있다. 답변 쓰다가 짜증 나서 죽을 뻔했다. 무슨 질문이 다 같은 메시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나?? 신청서를 통해서 특정한 개성을 가진 개를 반려할 예비 보호자의 특징을 전혀 알 수 없게 만들어 놨다. 모든 질문이 "유기할 사람인가? 아닌가?" 이것만 알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질문 누가 만들었나..?? 너무 못 만들었다. 내가 수많은 연구 설문을 만들고 질문지를 만들어서 내 기준이 높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질문이라는 게 아다르고 어다르다 어떻게 질문하냐에 따라 알 수 있는 것은 다양해질 수 있다. 아무튼 좀....... 질문의 수준은 많이 실망했다. 

 

장점: 공고, 입양 정보 업데이트가 빠르다. 

단점: 모바일에서만 입양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서 질문엔 너무 일차원적인 기준만이 느껴진다. 입양추천동물은 너무 예쁘게 보이는 데만 집중한다. 이래서 미래의 또 다른 반려동물유기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국의 유기동물 보호소의 아쉬운 점 

 

동물을 감정적으로만 사랑하는 것의 어두운 측면 

문의하고 싶은 개들이 있으면 전국을 가리지 않고 다 전화 문의를 해봤다. 산책 하루 3시간 이상 하는데 자동차로 5시간 이상 걸려 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와 잘 맞는 묘연/견연이 꼭 내 주변에 있는 것만은 아닐 터이니 말이다. 몇몇 보호소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대화가 오고 간 적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개를 키워본 경험으로 사람으로서 느낀 것은.. 몇몇 보호소는 개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들이 동물은 불쌍히 볼지는 몰라도 반려동물의 가족, 사람에 대한 이해도는 형편없는 것 같았다. 

 

내가 입양하고 싶은 동물을 찾고 보호소에 문의를 하기 전까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모든 개들의 사진과 정보를 보는데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든다. 나에게 맞는 크기의 강아지인지, 질병은 없는지, 내가 감당할 만한 건강상태인지, 암컷인지 수컷인지, 중성화는 되어 있는지, 또 내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갖춘 개인지 등등 나와 유기견의 여러 가지 요소를 오래 생각해 입양 희망 의사를 갖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보호소에 직접 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남아 돌아서 호기심에 그냥 개나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에 전화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몇몇 보호소 직원들은 버려진 동물들만 봐서 시각이 망가진 건가? 문의하는 사람을 미래의 동물 유기자로 보고 무례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호소 어이없는 질문 유형 

"그 동안 어떤 개 키워 봤는데요??" ➔  아니.. 예의나 존댓말 안 배우셨어요? 

"개는 어떻게 죽었어요?" ➔ 반려하던 동물이 죽는 건 상당히 아픈 기억이다.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런 기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뜸 물어봐서 가슴의 아픈 곳을 쿡쿡 찌르는 사람이 많다? 너무 깜짝 놀랐다... 미친 거 아냐? 당신이야 말로 동물을 키우고 강아지별로 보내본 경험이나 있는 거냐? 떠올리기 힘든 기억일 수도 있잖아.. 조심스럽게 물어봐야 할거 아냐!! 그렇게 거친데 상처 있는 동물들은 어떻게 돌보고 어루만지고 보호하실 수 있을까??" 

"000 견종은 어려워요" ➔ 내가 알지도 못하는데 그냥 문의했겠나? 어떤 동물인지 자세히 써놓지도 않고 [순하고 사람 잘 따른다] 이거만 써놓는데.. 견종 특징이 특이하다고 전화 문의준사람 꼽준다. 달마티안을 문의한 것도 아니고 핏불도 아니고 중형견 정도인데.. 무슨 중·대형견이 호한마마도 아니고, 그 개의 특징에 대해 적어 놓지는 않고, 견종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다그친다. 어이가 없었다.

 

개에 대한 정보는 너무 부족하다

대한민국의 유기견 보호소 홍보 영상을 보면 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무조건 불쌍하고 안쓰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개들을 감정적으로 사랑하기만 한다. 보호소에 있는 개들에게 주인이 없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개들에게는 지금 유기돼서 불쌍한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보호소에서 현재 어떠한 행복한 환경을 누리는가?, 이를 통해 개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편안해하고, 어떤 환경에서 힘들어하는지, 갈등을 피하려는 조심스러운 개인지 아니면, 정면돌파하려는 대담한 개인지 등등 보호소 직원들은 관찰하고 알려줘야 한다. 개를 사랑한다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와 사람과의 관계는 알 수 도 없다. 혼자 왕자처럼 사람의 사랑을 독차지하길 선호하는 개인지, 둘째도 괜찮을 강아지인지, 몇 살 이상의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반려할 수 있는 성향인지, 등등  이런 정보는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보호소에 전화해도 행정적인 이야기만 하거나, 무턱대고 제대로 입양할 수 있겠냐 가르치려 하면서 갑질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그런 보호소에서 예비 보호자들에게 개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은 기껏 해야 [순하고 사람을 잘 따름 vs 겁이 많고 경 게하고 사나움] 이런 수준뿐이면서 말이다..😅

 

질병은 병원에 가면 다 해준다. 보호소에서 피검사만 할게 아니라 각 개들의 다채로운 캐릭터를 파악하고, 개의 필요와 특징, 잘 맞는 적합한 환경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알려줘야 한다. 한국의 보호소는 그런 정보는 하나도 주지 않고 그냥 한번 입양하면 다시 파양 할 수 없다는 말만 강조한다.  보호소들이 너무 게으르다. 그들은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 생각 밖에 안들었다. 

 

한국에서는 버려진 개들에게 "유기견"이라는 이름표만 있다. 주인이 없어서 불쌍하다는 것 밖에 없다. 유기견도 각자의 성격과 필요 요구를 가진 다채로운 이야기와 기질, 특징을 지닌 생명체임을 한국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유기견"일 뿐이다.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서 좀 더 개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관찰하는 세심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독일 하노버에서 공부 후 한국에 돌아왔다. 대학 때 한국 최초 동물행동학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강의도 듣고 견주교육을 받은 경험 및 활동으로 하노버 유기동물 보호소 Tierheim에서 유기견 산책 봉사를 한 적이 있다. (상당히 지원자가 많아 이것도 뽑히기 어렵고 까다롭다.) 이곳에서 매달 입양 대상 동물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린다. 내용을 들어보면 모든 유기견들은 다양한 이야기와 특징, 욕구, 필요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정보는 보호소 직원들에 의해 상당히 자세하게 안내된다. 마치 10년 키운 사람처럼 개의 특징을 파악해 소개한다. 너무 자세해서 놀랄 정도다. 이걸 보면 한국의 유기견 보호소의 입양태도는 너무 하다. 그냥 엄격하게만 하면 좋은 보호자가 구해지는 게 아니다. 옛날에 무조건 압박 면접만 하면 좋은 직원을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 잘못된 유행과 비슷하게.. 그냥 유기견 입양희망자들에게 엄격하게 하기만 한다. 그들은 개들이 좋을 뿐이거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한 것이거나. 머리 안 쓰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일 안 한다. 독일이 얼마나 촘촘한 눈으로 개와 사람의 관계를 관찰해 입양소개를 하는지 따로 소개해 본다. (아래 링크)⬇️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선한 눈빛이 잊히지 않았던 개

여러 지역의 보호소를 경험 한 뒤 입양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갔다. 유기견이라고 불쌍한 마음에 아무 개나 입양하고 싶지 않았다. 나와 맞는 개를 입양하고픈 마음에 서두르지 않았다. 한 보호소 사진을 봤다. 오토 캠핑장에서 발견되었다는데, 이곳은 외갓집이 있는 곳이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갔던 곳이었다. 사진으로 보이는 눈빛이 어디서 본 것처럼 너무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3개월 전에 입소한 아이여서 벌써 입양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업데이트가 빠른 포인핸드에서 다시 찾아봤는데 아직 보호 중이었다. 곧바로 입양 문의 하지 않았는데, 2주일 동안 문득문득 그 친근한 눈빛이 생각나서, 다시 이 아이의 사진을 찾아봤는데 여전히 계속 보호 중이었다. 이때, 마치 하늘의 계시처럼 "이 아이와 함께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바로 전화를 걸었는데 다행히 아직 입양되지 않았다고 한다. 토요일에 보호소 방문 약속을 잡았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말씀 드렸더니 귀찮게 뭘 보고하냐 그러신다.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하신다. 부모님도 개를 키우는 집에서 자란 후 오랫동안 개를 키우셨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두 개를 키우셨다. 

 

유기견 입양: 포인핸드에서 첫음 본 얼굴, 눈빛이 잊혀지지 않았다.

 

 

 

 

토요일 새벽 일찍부터 차를 끌고 본가로 갔다. 부모님과 함께 아침을 먹고, 오후 약속시간에 맞춰 아버지와 함께 보호소를 찾았다. 혹시나 당일에 입양할 수도 있어서, 켄넬과 목줄, 리드줄을 근처 펫마트에서 준비해 갔다. 유기견을 입양하러 간다고 했더니 펫마트에서 5만 원 상당의 제품들을 선물로 챙겨 주셨다. 이 분들도 유기견을 입양해 매장에서 키우고 계셨다. 펫마트에서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쇼핑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 아이를 입양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 사이즈의 중형견을 맞이하고 싶어서... 과감히 샀다. 

유기견 입양: 펫마트에서 챙겨주신 것들

 

 

보호소는 상당히 외진 곳에 있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이 개 짖는 소리 냄새, 위생문제로 민원을 많이 넣을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외진 곳에 만드는 것 같다고 하셨다. 도착해 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는 벌판가운데 있었다.. 지도에 등록이 안된 신생도로 주변에 있어서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그러다 보니 열심히 찾아갔지만 예상보다 30분이나 늦었다. 

유기견 입양: 보호소가는 길, 멀다.

 

보호소 도착

센터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내가 선택한 개라면 다 좋다고 하시며 차에서 기다리셨고, 난 직원분들과 함께 견사로 갔다. 가는 길에 수직 수평 환경풍부화가 잘된 깔끔한 고양이룸도 볼 수 있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통유리 창너머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 더 들어가니 개 오줌 냄새가 점점 진해졌고, 견사에 가까워진 걸 알 수 있었다. 철문을 열자 개짓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견사가 생각보다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청소가 잘된 견사, 양쪽에 7마리 정도씩 총 14마리가 쉬고 있었다. 유기동물이 많은 보호소들은 견사가 부족해 케이지에 보관하는 곳도 있었는데, 이곳은 개 한 마리당 충분한 공간이 있어 안심했다. 큰 그릇에 물도 신선해 보였다. 솔직히 센터에 오기 전 내 방보다 깔끔했다. 하하ㅋ

유기견 입양: 보호소에서의 첫인상

 

짖지도 않고 순하게 귀 접고 좋다고 꼬리콥터를 돌리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구나!! 개를 견사 밖으로 꺼내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주인이 될 걸 아는 걸까? 아님 내가 마음에 들었던 걸까? 내 손과 담당 직원 손을 번갈아가며 핥고 신이나서 복도를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했다. 이미 마음속에선 입양 결정을 했지만 입양하면 평생 함께 살아야 하기에 신중에 신중해야 할 결정이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 데러 가고는 싶은데.." 말만 하면서 아이만 바라보고 가만히 있었다. 직원은 한 달 임보 후 입양 결정을 제안해 주셨다. 그렇게 우선 임보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개는 마지막 검사를 하러 갔고, 나는 켄넬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여러 가지 주의사항을 듣고 서약과 페널티가 적힌 무시무시한 서류들에 꼼꼼히 싸인 했다. 우선, 보호소 관찰 행정구역 소유로 칩을 넣어 놓고 한 달 임보 후 내가 입양을 결정한 순간 내 정보로 동물 등록이 된다고 하셨다. 한 달 임보 기간이 지나고 두 달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임보 첫 한 달이 지나는 순간 다른 입양 신청자가 있으면 입양 우선권은 새로운 입양 신청자에게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입양을 포기하게 되면 이 개는 직접 보호소에 데리고 와서 돌려줘야 한다. 

 

15분 정도 지나자 직원 분은 기본 검사 키트 결과를 가지고 개와 함께 사무실로 오셨다. 파보(CPV, Canine Parvovirus), 지알디아(GIA , Giardia), 심장사상충(HW, Heartworm), 개코로나(CCV, Canine Coronavirus), 개 디스템퍼(CDV, Canine Distemper Virus)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 

유기견 입양: 마지막 검사, 모두 음성

 

우리 집에 참한 개가 들어왔어

직원 분은 검사하는 동안 개가 너무 순하다고 칭찬하셨다. "검사하는 동안 얘는 어쩜 이렇게 가만히 있어." "개는 이래야지, 암.. 이래야 개지!!" 캔넬에도 참 얌전히 들어갔다. 개를 싣고 부모님 집에 오는 동안 개는 단 한 번도 낑낑 대거나 짖지 않았다. 너무 조용해서 개가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다. 아마도 캠핑장에 버려졌던 아이라서 차를 타고 자주 이동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니면 납치당했다고 생각하고 긴장하고 있는지도...?

 

본가에 돌아와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참한 개가 왔어." 한마디 하셨다. 다시 부모님 집에서 시골집으로 한 시간가량 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랜 시간 차에 있었는데도 한마디 신음소리도 없이 엎드려 있었다. 신호등에서 대기 중일 때 잘 있나 보니,  나를 쳐다도 안 보고 안정적으로 엎드려 잘 있었다. 너무 순한 아이였다. 

유기견 입양: 보호소에서 집에 오는 길 참 얌전하다

 

네가 영원히 머물 수 있는 곳 

집에 도착해 켄넬을 열어보니 깔아 놓았던 담요를 모두 앞으로 밀어내고 엎드려 있었다. 여전히 신음소리 하나 안 내고 착하게 있다. 걱정말라고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다. 멍멍이! 이제 집에 왔어, 부족하지 않게 먹고 마실 수 있고, 한 여름의 땡 볕과 바람, 눈과 비를 막아주는 집, 외부의 위험한 요소들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고, 외롭지 않게 사람과 충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 네가 영원히 머물 수 있는 집에 왔어!  집에 오기까지 그 동안 고생 많았어. 처음엔 널 잘 몰라서 서툰 부분도 있을거야. 천천히 다가가고 최선을 다해 사랑할께. 앞으로 잘 지내보자. 

유기견 입양: 이제 영원히 머물 수 있는 집이 생겼다.